황소 연작이중섭 · 1950년대
근대 회화1950년대 통영과 서울 시기에 집중적으로 그려진 이중섭의 대표 연작.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울부짖는 황소, 흰 소의 골격을 드러낸 격렬한 붓질에는 민족의 기개라는 상징과 함께 가족과 떨어져 살던 작가 자신의 절박한 감정이 겹쳐 있다. 소는 이중섭에게 유년의 기억이자 자화상이었으며, 이 연작은 한국 근대미술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이미지가 되었다.
이중섭의 소는 정면으로 돌진하거나 고개를 치켜들고 울부짖는다. 서양 회화의 해부학적 정확성 대신 서예적 필세로 단숨에 그어진 골격은 소의 몸이 아니라 소의 기운을 그린 것이다. 붉은 노을 배경의 〈황소〉가 격정과 생명력을 뿜는다면, 회백색의 〈흰 소〉 연작은 백의민족의 알레고리로 읽혀 왔다.
소는 이중섭이 오산학교 시절부터 평생 탐구한 주제로, 들판의 소를 하루 종일 관찰하다 소 주인에게 도둑으로 몰렸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집요한 대상이었다. 1950년대 중반 통영 시기에 대표작 다수가 그려졌다.
〈흰 소〉 한 점은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다른 소 연작들은 국립현대미술관(이건희 컬렉션 기증 포함)과 개인 소장으로 나뉘어 있다. 경매에 나올 때마다 최고가 경쟁이 붙는 한국 근대미술의 아이콘이다.